"러 '그림자 선단' 척결한다"…G7, 원유 상한제 2단계로 강화

입력 2023-12-21 08:37   수정 2023-12-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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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적용해 온 가격 상한제를 강화했다. 러시아가 고도의 우회술로 대량의 원유를 내다 팔며 제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자,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 나르는 선박에 대한 선적 관련 규정을 더욱 까다롭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앞으로 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할 때마다 배럴당 60달러의 상한선을 준수했음을 증명하는 신고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암묵적 합의에 따라 공식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 원유 판매 가격이 보험료, 운임, 포장, 수출 허가 관련 수수료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보험사 등이 원가 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원유 자체의 가격은 상한선 밑으로 두면서 기타 비용을 부풀려 대금을 높여 받는 사례가 없도록 고안된 조치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보다 적극적인 제재 집행을 목표로, 상한제를 ‘2단계’로 고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강화된 규정을 적용한 결과 러시아산 원유 가격의 시가 대비 할인 폭이 배럴당 13달러에서 18달러까지 오르는 성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재무부 산하 금융제재이행국(OFSI) 관계자는 “우회로를 차단하고 규정 준수 여부 감시 체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G7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키이우경제대학 소속 경제학자인 벤자민 힐겐스톡은 “보험사가 고객사의 제재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처음으로 갖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감독 당국의 위반 행위 적발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른 G7 회원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에 동참하고 있는 나라들도 이와 유사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12월부터 1년째 자국 선박에 의해 유통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이를 위반한 선사를 제재해 왔다.



시행 초기에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액이 급감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그러나 여름이 지나고부터는 러시아의 ‘꼼수 판매’가 잦아지면서 제재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는 노후 유조선 등 제재 범위 밖 국가들의 유조선으로 구성된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꾸려 자국산 원유 가격을 60달러 이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7월 중순 이후 러시아 우랄산 원유는 꾸준히 60달러 이상으로 거래돼 왔다”며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가격 상한제의 치명적 결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이우경제대 자료에 따르면 상한제 시행 이후 G7과 EU의 보증을 받지 않은 선박을 통해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의 비중이 60% 이상으로 커졌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 국영 선사가 소유한 아랍에미리트(UAE)의 선박 관리회사 선십(SUN Ship)과 UAE에 본사를 둔 볼리턴(Voliton), 홍콩 소재 기업인 벨라트릭스에너지(Bellatrix Energy), 코바트(Covart)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들은 지난 5~6월부터 러시아에서 많게는 150여 차례 기항하며 러시아산 원유 수천만t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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